5년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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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상훈 (210.♡.42.210) 작성일15-03-31 19:31 조회2,52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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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빠지는 모양이나 나이는 다 다르지만, 느끼는 고민과 좌절감은 다들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군대에서부터 탈모가 시작됐습니다. 행정병을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전역할 즈음에는 M자도 진행되고 전체적인 머리숱이 꽤나 없어졌더군요.
전역 후 복학을 했고, 어느순간부터 무척이나 소극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학교를 갈때면 습관적으로 모자부터 찾았고, 가족을 제외한 다른사람들에게 모자벗은 모습을 보여주는게 너무도 싫었습니다.
고민끝에 흑채도 뿌려보고 했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것이라 누군가 내 머리를 빤히 쳐다보거나 뒷자리에라도 앉게되면 말할 수 없는 공포심이 밀려왔습니다.
어느덧 4학년이 됐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조만간 세상으로 나가야 하지만, 지금의 내외면으로는 그 어떤것도 불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가 2010년 봄이었고, 마인과의 인연이 처음으로 시작된 때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의 5년동안 제 인생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4년차 직장인이 됐고, 너무도 과분한 사람을 만나 결혼한지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머리에 대한 고민 하나로 파생됐던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이제는 여행, 운동, 사람들과의 만남 등 생산적인 생각들로 옮겨갔다는 점입니다.
가모를 쓴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여러가지 제약사항이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염색도 해줘야하고, 서로 엉키지 않도록 관리도 잘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해결되는 것들이며, 머리에 대한 스트레스들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발전적인 모습들을 생각할때 가모는 그 가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길다면 긴 시간동안 항상 변치않는 장소에서, 변치않는 모습으로 맞아주시는 마인의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